뚜렷한 시선으로 우직하게 나아가다
미니멀하고 우아한 여성복 디자이너 브랜드, 하면 가장 첫 번째로 떠오르는 이름인 ‘킨더살몬(KINDERSALMON)’. 타임리스 클래식이라는 명확한 정체성을 바탕으로 컬렉션을 전개 중인 킨더살몬은 9년차인 현재 한국의 내셔널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어느덧 한국을 대표하는 브랜드가 된 킨더살몬이 사실 우리 대학 동문인 박민선 디자이너가 3학년 재학 중 런칭한 브랜드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박민선 동문을 만나 킨더살몬 런칭 비하인드와 창업에 관한 조언 등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글_학생홍보팀 학생기자단 백나은(의상디자인전공 20)
#디자이너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덕성여대 의상디자인전공 출신이자 현재 패션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는 09학번 박민선입니다.
Q. 디자이너라는 직업에 대한 전망을 어떻게 바라보시나요?
디자이너라는 직업은 개인 역량에 모든 것이 달렸다고 봐도 무방한 직업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디자이너마다 생각하는 앞으로의 패션 디자인계 전망도 천차만별일 것으로 생각합니다. 외부적 요소인 업계 전망보다는, 본인의 능력에 더 집중해야 하는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Q. 해외 유학 경험이 없는 국내파 디자이너로서,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서는 유학이 꼭 필수적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국내에서 사업을 하실 예정이라면, 해외 유학 경험이 꼭 필요하지는 않습니다. 어디서 공부했는지가 아니라, 사업 타겟 분석을 제대로 했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한국에서 공부하시면서 국내 마켓에 대한 인사이트를 정확하게 도출하시면 됩니다. 보통 해외에서는 아티스틱한 작품이 주목받는 편이고, 국내에서는 좀 더 실용적인 옷들이 인기가 많은 편입니다. 내가 디자인하고 싶은 스타일이 꾸뛰르적 느낌이라면 해외 유학이 도움이 되겠지만, 레디투웨어 스타일이라면 유학은 절대 필수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Q. 현재 담당하시는 업무 중 회사 대표로서의 운영 업무와, 디자이너로서의 디자인 업무의 비율은 어떻게 되나요? 어느 쪽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제 업무에서 디자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30%~40%입니다. 하지만 디자이너 브랜드 운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브랜드 정체성 유지이기 때문에, 디자인 업무가 곧 운영 업무라서 그 둘을 딱 잘라 나누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제가 개인적으로 더 좋아하는 업무가 디자인 업무여도, 양쪽 다 집중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는 디자인 업무에서 주로 다른 디자이너분들이 작업하신 디자인이 킨더살몬의 색깔에 부합하는지 피드백을 주는 일을 하고 있고, 운영 업무에서는 전반적 사업 진행 총괄, 내부 운영과 기획 등을 하고 있습니다.
Q. 동문님의 롤모델 혹은 가장 좋아하는 디자이너는 누구인가요?
롤모델은 없고, 영감을 많이 받은 디자이너는 ‘도쿠진 요시오카’ 라는 디자이너입니다.
Q.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서 어떤 자질을 갖춰야 할까요?
솔직하게, 타고난 감이 있어야 하는 것 같습니다. 같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도 감이 좋은 친구들은 속도도 빠르고 결과물도 좋습니다. 냉정하게 얘기해서, 본인이 끼가 없는 것 같다면 빨리 인정하고 다른 선택지를 찾아보는 것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패션 업계에는 디자인 말고도 영업, 마케팅 등 다양한 분야가 있습니다.
Q. 일을 하지 않는 여가 시간에는 주로 어떤 활동을 하며 보내시나요?
여가시간에는 무조건 휴식을 취하는 편입니다. 특히 찜질방에 가는 것을 좋아합니다. 디자이너가 된 후로 점점 쇼핑을 좋아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일종의 직업병인데, 백화점을 편하게 돌아다닐 수가 없습니다. 매장 인테리어, 상품 디스플레이, 고객들이 입고 있는 옷 등 모든 것이 정보로 인식되어 피곤하게 느껴지게 되어서, 지금은 아무것도 보지 않고 그저 쉬는 것을 좋아합니다.
Q. 좋아하는 일이 직업이 되었을 때의 단점은 무엇인가요?
앞서 말한 직업병 말고도, 가슴 뛰는 일이 생기는 횟수가 줄어든다는 점이 단점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20대 시절에는 옷이나 행사를 보고 감동한 적이 정말 많았는데, 최근에는 그런 일이 잘 없어졌습니다. 하지만 감동하는 포인트가 더 구체적으로 다듬어졌고, 기준치가 높아졌다는 것이니까 오히려 디자이너로서는 좋은 일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아마도 20대에는 제가 소비자에 더 가까워서 디자인을 보면 좋거나 싫다는 판단이 즉각적으로 나왔기 때문에 잘 만든 옷에 설레거나 감동하는 일이 많았던 것이지 않을까요? 현재는 소비자보다는 생산자에 더 가까워져서, 옷을 보면 감탄하기보다는 소비자에게는 이 옷이 과연 어떻게 보일지 생각하고 분석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Q. 앞으로 어떤 대표/디자이너가 되고 싶으신가요? 동문님의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요?
킨더살몬을 글로벌한 토탈 패션 브랜드로 만드는 것이 최종적인 목표입니다.
#킨더살몬
Q. 킨더살몬을 세 가지 단어로 설명한다면 어떤 단어를 고르실 건가요?
Minimal, Refined, Sophisticated. (미니멀, 정제된, 우아한)
Q. 킨더살몬이 지향하는 브랜드 가치는 무엇인가요?
타임리스한 디자인입니다. 13년도 첫 시즌 옷이 지금 봐도 촌스럽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트렌디한, 그때만 유행하는 디자인이 아니라 언제나 클래식한 디자인을 하는 것이 킨더살몬이 지향하는 가치이자 정체성입니다.
Q.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시는 컬렉션은 언제였나요?
2013년도 A/W컬렉션을 가장 좋아합니다. 첫 시즌이기도 했고, 제가 스스로 생각해도 제가 그걸 혼자 해냈다는 게 참 신기합니다. 지금 다시 하라고 하면 못 할 것 같습니다. 그때는 젊고 건강해서, 모든 걸 혼자 해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Q. 디자인 영감은 주로 어디서 얻으시나요?
일상에서 얻습니다. 사람들과 얘기하고, 길에 지나다니는 사람들을 보며 영감을 얻고 있습니다.
Q. 기획 단계에서 무산되지 않고 실제로 제품화되는 디자인은 대략 몇 퍼센트인가요?
대략 60%~70%가 생산에 들어갑니다. 무분별하게 샘플링하지 않고, 하나하나 꼼꼼하게 작업합니다.
Q. 킨더살몬은 2020년부터 여성을 위한 토탈 패션 브랜드로 도약하기 위해 잡화 카테고리를 더욱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의 확장이나, 세컨 라인 런칭 등의 추후 계획을 간단하게 알려주실 수 있나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의 확장 계획은 없고, 남성복은 준비하고 있습니다. 토탈 패션을 위해 신발, 가방 같은 잡화 품목과 주얼리도 준비 중이니 많은 관심 가져 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해외 매출에서 가장 큰 지분을 차지하는 일본 고객들을 위해 일본 사이트를 따로 개설할 예정입니다.
Q. 킨더살몬 런칭 이래로 가장 큰 고비는 무엇이었나요?
내부적으로는 제품 기획이 매번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리고 외부적 고비는 너무 많아서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늘 고비의 연속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킨더살몬의 매출이 코로나 바이러스에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았던 점은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Q. 킨더살몬을 운영하시면서 가장 자랑스러우셨거나, 혹은 가장 기억에 남았던 일은 무엇인가요?
길에서 킨더살몬 제품을 입은 분들을 볼 때마다 뿌듯합니다. 그리고 킨더살몬 런칭 초반의 예전 제품을 입어주신 분들을 볼 때 정말 감사함과 자랑스러움을 느낍니다. 여담이지만, 카피 제품을 본 것도 기억에 남습니다.
#창업(브랜드 런칭)
Q. 대학 재학 중에, 그것도 3학년에 창업을 결심하신 계기가 무엇인가요?
당시에 준비하던 공모전 작품이 있었는데, ‘이걸로 창업을 해도 되겠다’라는 생각이 들어 실행에 옮긴 것이 바로 킨더살몬입니다. 어릴 적부터 패션 디자이너가 되고 싶었고, 내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항상 갖고 있었기 때문에 특별한 계기 없이 그냥 한 번 도전해보았던 것 같습니다. 3학년까지 배웠던 수업 내용들을 가지고 런칭했지만, 지나고 보니 우리 학교 의상디자인과 전공 수업의 수준과 질이 매우 좋았기 때문에 수업 내용만으로도 브랜드를 런칭하기 충분했던 것 같습니다.
Q. 대학 재학 중의 창업, 후배들에게 추천하시나요?
리스크를 관리할 각오가 되어 있다면 추천합니다. 그리고 창업은 실행력이 중요합니다. 사업을 시작할 결심을 내리셨다면 즉시 행동에 들어갔으면 좋겠습니다. 시장변화를 읽어내는 것은 학교에서 지식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사업을 해야지, 하고 마음먹고 학교에서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마켓 서치와 타겟 분석에 들어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심지어 그 내용들은 6개월만 지나면 전부 바뀌기 때문에, 빠르게 행동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창업 과정에서의 시행착오에는 어떤 것들이 있었나요? 어떻게 해결하셨나요?
자금 문제가 가장 컸습니다. 창업 자금이 3개월 만에 없어져 버려 힘들었지만, 그걸 계기로 정부 정책과 지원사업 등에 대해 열심히 알아보게 되었습니다. 청년 창업을 도와주는 사업들이 생각보다 많으니, 꼭 찾아보셔서 지원받으셨으면 좋겠습니다.
Q. 창업 초기에는 모든 분야의 업무를 혼자 감당하셔야 했을 텐데, 가장 힘들었던 분야와 가장 적성에 잘 맞았던 분야는 무엇이었나요?
처음에는 다 어려웠습니다. 잘 맞는 분야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제일 어려웠던 것은 생산 기획 분야였습니다. 처음이니까 어떤 옷이 팔릴지도 모르고 얼마나 팔릴 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매출을 예상해 판매 수량을 설정하는 일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버티다 보니까 문제해결 과정이 익숙해지기 시작했습니다.
Q. 여러 지원사업 선정, 해외 쇼룸 및 에이전시와 계약 체결, 다수의 온라인 플랫폼 입점 등의 기사를 보면 킨더살몬의 성공에는 디자인의 뛰어남 외에도 동문님의 사업적 감각도 큰 역할을 했으리라 생각됩니다. 사업적 감각은 어떻게 길러야 하나요?
사업 감각은 사실 버티는 태도에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배우는 종류의 것이 아니라, 포기하지 않고 해결하려는 자세로 문제를 대하는 것이 곧 사업 감각인 것 같습니다. 끈기 있게 두드리며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Q. 패션 브랜드 런칭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할 부분은 무엇인가요?
제품 기획이 정말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싶습니다. 시장과 고객에 대한 분석이 얼마나 구체적인지, 그걸 디자인과 연결하는 표현 능력과 패션 감각은 어떤 수준인지 기획 안에 모든 것이 담겨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제품 기획이 좋으면 제품도 잘 나옵니다. 특히 우리 학교 의상디자인과 전공 수업은 기획 및 마케팅 파트를 중요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마켓 세그멘테이션, 10년 단위의 에이지 타겟 등 실무에서 쓰이는 내용을 전부 알려줍니다. 그러니 패션 브랜드 창업을 희망하신다면, 학교에서 배우는 것들을 꼭 자기 것으로 만드세요. 실제로 제가 킨더살몬을 준비했을 때도 학교 과제를 했던 그대로 준비했습니다.
Q. 사업이 잘 풀리지 않을 때를 대비해 다른 일과 병행하거나, 차선책을 만들어 두고 창업하는 것을 추천하시나요?
목표가 무엇인지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브랜드를 정말 크게 키우는 것을 목표로 시작하는 사람이 있고, 사업 유지만이 최대 목표인 사람도 있습니다. 본인 기준에 맞게 이끌어 나가되, 큰 성공을 거두고 싶다면 다른 일과 병행하며 사업을 시작하지는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창업 초기에는 하루의 모든 시간을 쏟아부어도 모자랍니다. 창업 하나에만 매진해 노력하는 사람도 성공하기 어려운데, 차선책을 알아보거나 다른 일과 병행하면서 사업을 한다면 성공과 멀어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Q. 창업 당시에는 1인 기업이었지만, 현재의 킨더살몬은 한국의 대표적인 여성 디자이너 브랜드로 성장했고 사원 수도 많아졌습니다. 사원이 많은 만큼 다 같이 한마음으로 움직이기 어려울 때가 있을 텐데, 그럴 때마다 어떻게 리더쉽을 발휘하시나요?
저도 가장 어렵게 생각하는 부분입니다. 대표로서, 회사가 성장함에 따라 사원들도 함께 성취감을 느끼고 사기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항상 예의주시하며 살피고 있습니다. 그래도 어려울 때는 대화를 나누거나, 연봉협상을 통해 해결하고 있습니다.
#대학생활
Q. 재학 중에 브랜드를 런칭하셨는데, 학업과 브랜드 운영을 어떻게 병행하셨나요?
학교는 3학년까지만 다녔습니다. 3학년에 휴학을 하고 창업을 했지만, 사업에 집중하게 되면서 어쩔 수 없이 중퇴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공부에 대한 아쉬움이 있어, 기회가 닿으면 공부를 더 하고 싶습니다.
Q. 킨더살몬의 주력 품목 중에서는 정교한 테일러링을 바탕으로 하는 아이템들이 많습니다. 덕성여대 의상디자인과에는 테일러링 수업이 없는데, 따로 공부하신 건가요?
테일러링만 따로 깊게 파고드는 과목은 따로 없어도, 의복 구성 수업들 안에서 기본적인 셔츠와 자켓 등을 배웁니다. 그리고 저는 휴학 이후 실무자를 대상으로 하는 교육원이나 학원 등을 다니면서 테일러링에 대해 더 공부했습니다. 학교에서 배운 내용도 충분히 알찼지만, 더 전문적으로 배워 킨더살몬을 차별화하고 싶었습니다.
Q. 지금 다시 대학교 1학년으로 돌아간다면 어떤 진로를 택하실 건가요? 그리고 1학년이 된다면어떤 일을 하고싶으신가요?
돌아가도 똑같이 디자이너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친구를 더 많이 사귈 것 같습니다. 지금도 저는 대학 친구들과 가장 친한데, 예체능 계열 친구들은 비슷한 분야에서 일하기 때문에 공감대 형성이 잘 되어 오랫동안 친하게 지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덕성여대 후배들에게
Q. 취업 관련 고민이 많은 후배들에게, 창업에 대한 홍보나 추천을 부탁드려도 될까요?
일단, 창업을 하면 돈을 정말 많이 벌 수 있습니다. 드라마틱하다고 말 할 수 있는 수준으로 많이 벌 수 있습니다. 하지만 힘들기도 정말 힘듭니다. 과정도 힘들지만, 성공 이후에도 내가 번 돈이 한순간에 없어질 수 있다는 스트레스를 항상 갖고 살아가야 합니다. 그런 압박감과 스트레스를 책임질 각오를 하고 창업을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Q. 후배들이 대학생 시기에 꼭 해봤으면 하는 것 세 가지를 말씀해주세요.
첫 번째로, 외부 활동을 많이 해보세요. 학교생활 외에, 학교 밖에서 얻는 경험도 꼭 필요합니다. 내 분야 말고도 다른 세계가 있고, 다르게 살아가는 사람도 있구나, 라는 걸 배우셨으면 합니다.
두 번째로, 책을 많이 읽으세요. 사회에 나가게 되면 생각하시는 것보다 더 바빠집니다. 그나마 여유가 있는 대학생 시절에 책을 많이 읽어 두셨으면 좋겠습니다.
세 번째로, 아르바이트보다 공부에 집중하세요. 아르바이트와 공부를 병행하며 둘 다 만족스럽게 해내는 경우를 잘 보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여건이 된다면 아르바이트를 그만두거나 시간을 줄이고, 공부에 집중하셨으면 좋겠습니다.
Q. 디자이너가 되고 싶어하는 후배들에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디자이너뿐만 아니라 모든 직업에 해당하는 내용인데, 대학 생활 동안 많은 경험을 하셔서 본인의 적성을 찾으세요. 스펙을 위해서가 아니라, 적성을 찾기 위해 대외활동을 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디자이너의 자질’ 질문에서 답변했듯, 감각이 있는 친구들은 그렇지 않은 친구들에 비해 훨씬 뛰어난 결과물을 냅니다. 그러니 다양한 활동을 통해 자신의 적성을 제대로 찾아보셨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우리 대학 의상디자인과는 비실기로 들어오다 보니, 다양한 성향과 적성을 가진 친구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패션 업계에는 디자이너 말고도 다른 직무가 많으니, 대학 생활 동안 많이 경험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후배님들이 지금보다 더 아티스틱한 쪽으로 많이 나아가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제 동기 중 분명 디자인적 감각이 있고 디자이너를 하고 싶어하는 친구들이 많았는데도, 왜인지 다들 디자인과는 거리가 먼 다른 직무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더 많은 후배님들이 디자이너에 도전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Q. 인사담당자의 입장에서, 후배들에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같은 맥락에서, 많이 부딪히고 실패해보세요. 아 나는 이 분야랑 안맞아, 하는 걸 빨리 깨닫는 것도 중요합니다. 많은 학생들이 뭘 좋아하는지, 뭘 해야 할지 모르는 것이 고민이라고 하는데, 머릿속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행동에 옮김으로써 깨닫는 것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직접 겪어보는 것이 더 빨리 아는 방법입니다.
그리고 디자이너를 희망하는 후배님들은, 포트폴리오를 만드실 때 초반 기획 파트를 지금보다 더 중요하게 작업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보통 브랜드 런칭 과정을 주제로 포트폴리오를 전개하는데, 맨 앞에 들어가는 마케팅적 접근과 분석 부분이 약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전공 수업에서 하는 것만큼 퀄리티 있고 디테일하게 기획 단계를 구상해 나가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