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orful덕성_사회자 정연성 동문
  • 작성자 : 대외홍보실
도전과 배움을 거듭하며 꿈을 향해
 
사회자는 결혼식을 통해 신랑과 신부의 이야기를 가장 가까이에서 전달하고, 특별한 순간을 만들어낸다. 남성만이 사회자로 활동할 수 있다는 편견과 한계를 극복하며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정연성 동문(문헌정보 11)을 만나 보았다.
글_학생홍보팀 학생기자단_박지은(문헌정보학전공 21)
 
정연성 동문 프로필 1

Q. 안녕하세요 동문님,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문헌정보학전공과 경영학전공을 복수전공한 11학번 졸업생 정연성입니다. 현재는 직장인과 프리랜서 아나운서 활동을 겸하고 있어요.
 
Q. 20대에 프리랜서 아나운서 활동을 하셨고 현재는 결혼식 전문 여성 사회자로서도 활동하고 계시는 걸로 알고 있어요. 문헌정보학전공과는 다른 분야인데 진로를 어떻게 선택하셨나요?
문헌정보학전공과 경영학전공 모두 발표수업이 많았어요. 학부 성적이 우수한 학생은 아니었지만, 발표 하나만큼은 늘 좋은 평가를 받았던 것 같아요. 그 덕분에 졸업 후, 진로를 고민할 때 자연스럽게 ‘남들 앞에서 말을 할 수 있는 직업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프리랜서 아나운서 활동에 도전할 수 있었고, 취업도 영업직으로 도전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Q. 동문님께서는 아나운서가 되기 위해 어떤 과정을 거치셨나요?
4학년 때 우연히 우리 대학 출신 김호정 아나운서님의 특강을 듣게 되었어요. 활발한 아나운서 활동과 함께 아카데미까지 운영하시던 분이었는데, 그 특강을 듣고 ‘내가 왜 도전해 보지 않았지?’라는 생각이 든 것 같아요. 그렇게 스피치 학원을 등록하고 무작정 이력서를 넣었어요. 그 중 몇 군데에 합격한 후, 방송 활동을 진행했습니다.

Q. 프리랜서 아나운서 활동을 하다가 일반 회사에 취업하게 되셨는데, 취업 준비는 어떻게 하셨나요?
한 길만 우직하게 파는 학생이었다면 좋았겠지만, 그러기에는 어떤 걸 도전하고 해낼 수 있다는 자기 확신이 부족했어요. 그래서 프리랜서 아나운서 활동을 하기 전에도, 취업에 대한 생각을 놓지 않았습니다. 당시 졸업 요건이었던 컴퓨터 자격증들과 토익 성적도 나중에 취업할 때 쓰일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높은 성적과 실력을 위해 열심히 취득했고, 졸업 학기쯤 전공(학과) 교수님 도움으로 영문이력서도 완성했었어요. 그리고 결정적으로 아나운서를 준비하며 배운 스피치와 프레젠테이션 능력, 아나운서 활동경력이 일반회사 면접 시 큰 힘을 발휘하더라고요. 경험과 배움은 언제나 쓰인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여담으로 요즘 너무 많은 사람들이 고스펙인데, 이를 따라갈 수 없다면 스피치 능력을 키워 신뢰감 있는 이미지를 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정연성 동문 2

Q. '사회자'라고 하면 청중들 앞에서 말하는 모습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데, 그 외에도 준비하거나 해야 할 일이 많을 것 같아요. 구체적으로 사회자가 하는 업무에 대해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쉽게 1인 기획사로 볼 수 있어요. 일단 사회를 보기 전에 사람들의 니즈를 파악하기 위한 상담을 진행해요. 특별한 결혼식을 원하시기 때문에, 그 ‘특별함’을 파악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요. 질문지를 15장 정도 준비한 후에 인터뷰를 거쳐 초안을 작성하고, 그 초안으로 ‘맞춤형 대본’을 작성하는 거죠. 결혼식에 오신 하객분들께 ‘두 사람이 특별한 오늘을 맞이하는구나’라는 느낌을 줄 수 있도록요. 그렇게 대본을 작성하고 식을 진행하기 전까지도 리허설을 해요. 예식이 진행되는 순서와 사용되는 음악, 사람들의 동선 등 세부적인 사항을 체크합니다. 그렇게 결혼식이 끝난 후에 받는 평가와 CS(Customer Service) 처리까지 확인해요. 또, 저는 프리랜서인 만큼 홍보도 직접 진행해야 하는데요. 진행한 영상들을 찍어서 편집하고 개인 SNS에 올리는 등의 일도 직접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마케팅, 홍보, 서비스까지 전부 진행하는 매니지먼트 역할도 맡고 있습니다.

Q. 우아한형제들 사업 부문에서 일하고 계시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고 계신가요?
우아한형제들은 배달과 관련된 여러 서비스를 하는데, 그 중에서도 배민스토어라는 서비스의 배달품질을 관리하는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간단히 말하면 배달이 빠르게 되면 배달품질이 좋은 것이고, 배달이 느려지면 배달품질이 악화된 것인데, 배달품질 데이터 모니터링을 하면서 더 좋은 배달품질을 유지하기 위한 개선점을 찾아내고, 유관 부서와 해결하는 일이에요.

Q. 동문님의 대학 생활이 궁금합니다. 재학 시절, 동문님은 어떤 학생이었나요?
미래에 대한 걱정과 불안이 많은 평범한 학생이었어요. 책이 좋고 도서관이 좋아 선택한 학과였는데, 그렇다고 사서가 될 수 있는 건 아니더라고요. 특히 저는 자존감도 매우 낮은 학생이어서 그런지, 제가 좋아하는 것을 모르고, 알아보려는 노력도 없이 대부분의 대학시절을 보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시기에 다양한 경험들도 해 보고, 내가 뭘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어떤 것을 할 때 즐거운지 살펴보았으면 좋았을 텐데, 그게 가장 아쉬워요.

Q. 대학 생활에서 기억에 남는 활동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졸업 학기쯤, KBS 문헌정보실로 실습을 갈 기회가 있었습니다. 한 달이라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미래에 사서가 된다면 어떤 분위기에서 어떤 사람들과 일을 하게 되는지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고, 이 사람들처럼 나도 어엿한 직장에서 전문적으로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어요. 

Q. 다양한 분야 중 결혼식 전문 사회자로 일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친구가 결혼하는데 우연히 사회를 맡아 달라고 부탁을 받았어요. 그때만 해도 결혼식의 사회자는 당연히 남자가 하는 것이었고, 또 신랑의 친구가 하는 것이 일반적인 것이라 신부의 친구면서 여자인 저는 상상도 안 해 봤던 일이었죠. 그래서 사실은 고사를 했었습니다. ‘내가 망치면 어떡하지?’라는 불안감과, 책임감, 부담감이 컸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고맙게도 친구가 저를 믿어줬고, 저 역시 망칠까 무서웠던 것뿐이지, 하기 싫었던 것은 아니었더라고요. 그렇게 큰 책임감과 부담감으로 누구보다 열심히 준비하고 연습해 친구의 결혼식을 완벽하게 진행했고, 잘해냈다는 만족감과 짜릿함을 느꼈습니다.

이 재밌는 일을 또 하고 싶다는 욕구가 커졌고, 그러기 위해 며칠 동안 방법을 찾아본 결과, 이벤트 업체 소속이 되고자 알아봤습니다. 그런데 연락하는 곳마다 ‘여자는 수요가 없기 때문에 뽑지 않는다’는 답변만 받을 뿐이었어요. 공고의 모집 요건에는 학력 무관, 경력 무관, 20~40 건강한 남성이라고 써 있었고, 그게 자극이 돼 그때부터 독기를 품고 스스로를 홍보할 방법을 찾고 주변에도 널리 알렸어요. 이후 다른 지인들도 하나 둘 저에게 맡기기 시작하고 제가 올렸던 블로그를 통해 의뢰가 들어오며, 마침내 제가 진행한 예식의 하객들을 통해 사회를 봐 달라는 요청이 이어졌습니다. 지금은 꾸준히 하루에 열 명 정도의 신랑 신부의 의뢰 문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다들 여자가 사회보기를 기다렸다는 듯 말이에요. 

Q. 결혼식 사회자로 활동하시면서 가장 보람을 느꼈던 순간, 혹은 가장 힘들었던 순간이 궁금합니다. 
저에게 사회를 의뢰하고 싶은 신부가 가장 많이 들려주었던 말은, 저에게 사회를 의뢰하고 싶으나 신랑이, 또는 부모님이 사회는 남자가 보는 것이라 저에게 맡길 수 없어서 아쉽다는 이야기입니다. 재미있는 건, 예식을 진행한 후에 신랑, 신부가 가장 자주 전해 주시는 말이, ‘여자 사회자는 처음 보는데, 오히려 남자사회자들보다 좋았다’는 말입니다. 한 번 예식을 진행하면 적어도 3-400명의 사람들이 아마 인생 최초로 여자가 결혼식을 진행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그 사람들의 편견과 인식에 전환을 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보람이 있습니다.    

Q. 사회자로서, 동문님의 직업적 지향점이나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요?
학교 다닐 때와 비슷하게 지금도 역시 대단한 목표는 없는 것 같아요. 큰 목표를 세우면 좌절하기가 쉽고, 저는 좌절을 딛고 일어나는 것을 좋아하는 그런 멋진 부류의 사람이 아닌 것 같습니다. 다만 지향점이라면, 제가 재미있는 것을 또 찾고 해내면서 살고 싶어요. 요즘의 관심사는 사람들의 편견을 뒤엎고, 여자가 하면 오히려 좋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어 하는 것 같아요. 저 혼자서 하는 것보다 더 많은 여성들이 같이 보여주면 힘이 커지니까, 기회가 있을 때마다 주변을 서로 돕고 언젠가는 ‘학력 무관, 경력 무관 20~40 건강한 여자면 누구든 지원하세요!’라는 공고를 올릴 수 있는 회사를 만들 수 있다면 좋겠다 생각합니다. 재미있는 상상일 뿐 목표는 아니에요. (웃음)

Q. 마지막으로, 꿈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덕성 후배들에게 응원의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일을 찾으라고 하는데, 그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고 있어요. 학교를 다니는 내내, 그리고 졸업 후 취업을 하고 평범하게 살아가는 그 시간들에도, 제가 무엇을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지 몰랐어요. 좋아하는 일은 그만큼 많은 에너지를 들이고 오랜 시간을 투자해야 겨우 찾을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다만 저는 대학교 시절 내내 걱정과 불안, 낮은 자존감으로 이것저것 도전하고 배우고 기웃거리지 못했어요. 도전하는 것 자체가 힘들 뿐 아니라, 제가 도전한다는 그 사실을 남들한테 들키는 게 부끄러웠거든요. 그렇게 대학시절 대부분을 기죽은 채 보냈는데, 그때 그 아나운서 특강을 조금 더 일찍 만났더라면, 그 선배님이 준 용기를 일찍 실행해 보았다면 또 다른 미래가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합니다. 응원의 한 마디를 위한 서론이 길었네요. 대학생인 지금 이 시간만큼 기웃거리기 좋을 때가 없었던 것 같아요. 직장인이 되면 더 에너지와 시간을 들이기 힘들어지거든요. 기웃거려 보고, 배워 보고, 도전해 보세요. 쓸데없는 경험과 배움은 없습니다. 아나운서라는 직업에 기웃거려 본 경험으로 기업 면접에서 승률을 높였던 저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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